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검색창에는 위고비·마운자로·삭센다 후기가 끝도 없이 올라오고, “마운자로(또는 제프바운드)가 더 잘 빠진다더라”, “삭센다는 옛날 약이라 효능이 약하다더라” 같은 말도 쉽게 들립니다.
하지만 실제로 치료를 설계할 때는 “어떤 약이 더 세냐”보다 “어떤 약이 이 사람에게 더 맞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같은 약이라도 생활 패턴·동반 질환·비용·목표·부작용 민감도에 따라 맞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Part 3에서는 세 가지 약을 냉정하게 한 줄씩 정의해 보면서, 성분·기전·투여 주기·체중감량 효과·부작용·현실적인 선택 기준을 정리합니다. 오늘 글의 목표는 “어떤 약이 최고냐”가 아니라, “내 상황에서 어떤 약이 후보가 될 수 있을지, 어디까지 의료진과 이야기하면 좋을지”를 보는 프레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1. 한국에서 많이 듣는 세 가지 이름, 한 줄 정의부터
먼저 복잡한 설명보다, 세 약을 정말 한 줄로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 위고비(Wegovy) — 주 1회 맞는 세마글루티드(GLP-1) 주사, 비만·과체중 치료용으로 허가된 약.
- 마운자로(Mounjaro) / 제프바운드(Zepbound) — 주 1회 맞는 티르제파타이드(GIP·GLP-1 듀얼) 주사, 당뇨·비만 치료에 쓰이는 새로운 계열 약.
- 삭센다(Saxenda) — 리라글루티드(GLP-1) 성분의 하루 1회 주사로, 비만 치료에 오래전부터 쓰여 온 약.
세 약 모두 결국 배고픔·포만감·혈당 조절 시스템에 관여하는 계열이지만, 성분·용량·주사 횟수·연구에서 확인된 체중감량 폭이 서로 다릅니다. 마치 같은 “자동차”라도 경차·SUV·전기차가 서로 다르듯, “GLP-1 약” 안에서도 세대와 특성이 다른 셈입니다.
세 약을 비교할 때 자주 나오는 질문은 “어느 게 더 세요?”입니다. 하지만 실제 진료에서는 동반 질환, 약의 목적, 생활 패턴, 비용, 부작용 민감도를 모두 묶어서 “나에게 맞는 후보가 무엇인지”를 보는 것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2. 성분·기전으로 보는 차이 — GLP-1 단일 vs GIP·GLP-1 듀얼
조금만 더 자세히 들어가 볼까요. 세 약은 모두 “인크레틴 계열”이지만, 작용하는 호르몬이 조금씩 다릅니다.
- 위고비 (세마글루티드, GLP-1 단일)
장에서 나오는 GLP-1 호르몬을 모방해 인슐린 분비를 돕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추고, 뇌에 포만감을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당뇨약으로 먼저 쓰이다가, 이후 체중감량 용량(2.4mg 주 1회)이 따로 허가되었습니다. - 마운자로 / 제프바운드 (티르제파타이드, GIP·GLP-1 듀얼)
GLP-1뿐 아니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다중펩타이드) 수용체까지 함께 자극하는 “듀얼 작용제”입니다. 이중 자극으로 인해 혈당 조절·체중감량에서 기존 GLP-1보다 더 큰 효과가 보고되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삭센다 (리라글루티드, GLP-1 단일)
GLP-1 계열 중 비교적 먼저 등장한 약으로, 하루 1회 주사로 포만감과 식욕을 조절합니다. 임상에서 체중의 약 5–10% 감량 정도가 기대되는 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전만 놓고 보면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제프바운드)가 가장 “복합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복합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더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각 약마다 장단점과 적합한 상황이 다릅니다.
3. 투여 방법·주기·용량 올리는 속도 비교
일상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얼마나 자주 맞아야 하느냐”입니다.
- 위고비 — 주 1회 피하 주사, 처음에는 작은 용량(예: 0.25mg)에서 시작해 4주 간격으로 조금씩 올려 최종 용량(예: 2.4mg)에 도달하는 구조입니다.
- 마운자로/제프바운드 — 마찬가지로 주 1회 피하 주사, 역시 낮은 용량에서 시작해 몇 주 간격으로 단계적으로 증량합니다.
- 삭센다 — 하루 1회 피하 주사이며, 역시 저용량에서 시작해 일정 기간마다 용량을 조금씩 올리는 방식입니다.
주 1회 주사와 하루 1회 주사는 편의성과 생활패턴에 크게 영향을 줍니다. 어떤 분은 “매일 맞는 게 오히려 루틴 만들기 쉽다”고 느끼고, 어떤 분은 “주 1회가 아니면 도저히 지속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합니다.
세 약 모두 “조금씩 용량을 올리며 몸을 적응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구간에서 메스꺼움·복통·설사·변비 등 위장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무리하게 빨리 올리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해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체중감량 효과·부작용 프로필, 어떻게 다른가?
임상연구와 실제 진료 경험을 종합하면,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크고, 연구 조건에 따라 수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위고비 — 생활요법과 함께 사용했을 때, 체중의 10~15% 감량이 보고된 연구들이 많습니다. 일부에서는 그 이상 감량한 경우도 있습니다.
- 마운자로/제프바운드 — 고용량에서는 15~20% 이상 체중감량이 보고된 연구들이 있어, 현재까지 나온 약 중 효과가 가장 큰 축에 속합니다.
- 삭센다 — 대체로 체중의 5~10% 감량 정도가 기대되는 약으로, 비교적 오래된 임상 데이터와 경험이 축적된 약입니다.
부작용은 세 약 모두 위장관계 증상(메스꺼움·구토·설사·변비 등)이 가장 흔하고, 드물게 췌장염·담낭 질환·저혈당·신장 기능 악화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비슷합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고용량·고효과 약일수록 초기 위장 부작용 비율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신호도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약을 중단한 뒤 체중이 다시 부분적으로 올라가는 현상이 세 약 모두에서 관찰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어떤 약이 더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비만이 본질적으로 만성질환이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체중감량 숫자만 보면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제프바운드)가 가장 인상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작용, 비용, 장기 유지 가능성, 동반 질환, 개인 선호를 함께 보면 “나에게 좋은 약”과 “통계적으로 가장 센 약”이 항상 같지는 않습니다.
5. 한국에서 현실적으로 생각해 볼 선택 기준 5가지
실제 진료실에서는 보통 다음 다섯 가지 축을 가지고 약 선택을 논의합니다.
- 1) 동반 질환 프로필
당뇨병, 심혈관질환, 지방간, 수면무호흡, 관절질환 등 어떤 질환이 함께 있는지에 따라 효과·안전성 데이터가 더 많이 쌓인 약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2) 체중감량 목표와 시간표
“몇 kg”보다 “1년 동안 어느 정도의 감량과 유지가 현실적인지”를 먼저 정한 뒤, 거기에 맞는 치료 강도를 정합니다. - 3) 생활패턴과 주사 주기
교대근무·출장·육아·야간근무·야식 패턴 등에 따라 주 1회 vs 하루 1회 중 어떤 리듬이 더 지속 가능할지를 함께 봅니다. - 4) 비용·보험·장기 유지 가능성
체중감량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전입니다. “3개월만 어떻게든 버틴다”보다, 6–12개월 이상 유지 가능한 재정·시간 계획이 중요합니다. - 5) 약에 대한 나의 태도와 가치관
“가능하면 약은 최소한으로 쓰고 싶다”, “건강 위해서라면 약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다” 등 나의 기준과 불안·기대를 솔직하게 의료진과 공유할수록 더 나에게 맞는 선택이 됩니다.
이 다섯 가지를 메모해 두고, 진료실에서 “위고비냐, 마운자로냐, 삭센다냐”보다 “저는 이런 상황인데, 어떤 선택지를 같이 검토하는 게 좋을까요?”라고 묻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안전한 접근입니다.
6. 오늘 할 수 있는 준비 한 장 + Part 4 예고
오늘 이 글을 읽고 바로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약 이름이 아니라 나의 조건”을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 현재 진단받은 질환(고혈압·당뇨·지방간·수면무호흡 등)을 모두 적어 봅니다.
- 지난 3년간의 체중·허리둘레·검진 수치(혈압·공복혈당·간수치 등)를 연도별로 정리합니다.
- 주사 주기에 대한 나의 선호(주 1회 vs 하루 1회), 부작용에 대한 걱정, 비용에 대한 생각을 솔직히 적습니다.
- 그 옆에 “현실적인 1년 목표(체중·검진 수치·일상 기능)”를 구체적으로 적어 봅니다.
이 한 장은 “어떤 약이 나에게 후보가 될 수 있는지”를 의료진과 이야기할 때 가장 좋은 출발점이 됩니다.
Part 4에서는 세 약을 포함해 GLP-1 계열 비만약을 사용할 때 꼭 짚어야 할 부작용·안전 체크리스트를 다룹니다. “뉴스에서 본 무서운 이야기”에 압도되지도, “괜찮다니까 그냥 맞자”로 흐르지도 않도록, 실제 진료에서 쓰는 점검 포인트를 차분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집에서 GLP-1 치료 흐름을 확인할 도구 하나
주사 종류를 고르는 것만큼 중요한 게, 체중 · 체지방 · 근육 변화를 주 단위로 기록하는 것입니다. 병원 기록과 함께 집에서는 스마트 인바디 체중계를 활용해 “전·중·후” 변화를 눈으로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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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성분 변화를 그래프로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지금 멈춰 있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다”는 감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부록 A. 자가진단 10문항 — 나와 약의 “궁합” 점검
아래 10문항은 “어떤 약을 써야 한다”를 정해 주는 도구가 아니라, 지금 나의 상태와 약에 대한 준비도·선호를 한눈에 보는 체크리스트입니다. 솔직하게 골라 볼수록, 진료실에서 더 입체적인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부록 B. 퀴즈 3문항 — 핵심 차이 이해 테스트
글의 핵심 메시지를 잘 이해했는지 가볍게 확인해 보는 퀴즈입니다. 정답 개수보다, 어디에서 헷갈렸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FAQ 5문항 — “어떤 약이 더 좋은가요?”에 대한 솔직한 답
Q1. 위고비·마운자로·삭센다 중 “제일 좋은 약”은 뭔가요?
A. 숫자만 보면 마운자로 계열이 체중감량 폭이 가장 큰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모두에게 최선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동반 질환, 부작용 민감도, 비용, 주사 주기, 장기 유지 가능성에 따라 “나에게 좋은 약”이 달라집니다.
Q2. 세 약을 동시에 쓰면 더 빨리 많이 빠지지 않을까요?
A. GLP-1 계열 약을 겹쳐 쓰는 것(예: 위고비+삭센다, 위고비+다른 GLP-1 등)은 일반적으로 금기에 가깝고, 안전성 자료도 부족합니다. 한 시점에는 의료진과 상의해 한 가지 계열만 선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Q3. 삭센다는 “옛날 약”이라서 이제 쓸 필요가 없나요?
A. 삭센다는 비교적 오래된 약이지만, 그만큼 장기 데이터와 임상 경험이 많이 쌓여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체중감량 폭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지만, 어떤 분에게는 부작용·비용·주사 주기 측면에서 여전히 현실적인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Q4. 위고비를 맞다가 마운자로로, 혹은 반대로 바꾸는 것은 가능한가요?
A.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용량 조절·부작용·효과 예측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진과 계획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임의로 끊었다가 다른 약을 구해 맞는 식의 “약 갈아타기”는 위험합니다.
Q5. 온라인·SNS에서 광고하는 비만 주사와 이 약들은 같은 건가요?
A. 합법적인 의료기관에서 처방·조제되는 정품 약과, 성분이 명확하지 않은 “조합 주사·조제 펜·직구 제품”은 완전히 다릅니다. 성분·용량·보관 상태가 불확실한 제품은 효과보다 위험이 훨씬 크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지막 한 문단 — “약 이름보다, 나의 우선순위부터”
위고비, 마운자로, 삭센다. 이름만 들으면 마치 서로 경쟁하는 브랜드처럼 느껴지지만, 내 몸 안에서는 모두 “장기적인 건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한 가지 질문으로 연결됩니다.
어떤 약을 쓰든, 혹은 아직 약을 쓰지 않든, 오늘 이 글을 통해 “나는 지금 어디쯤 서 있고, 무엇을 우선순위에 둘 것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해 보셨다면 그 자체로 큰 출발입니다. 앞으로의 3개월·1년·3년을 떠올리며, 약이 아니라 나를 중심에 둔 체중관리를 함께 설계해 보셨으면 합니다.
※ 이 글은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특정 약물의 사용을 직접적으로 권유하거나 대신 결정해 주지 않습니다.
비만 치료제(위고비·마운자로·삭센다 등) 포함 모든 약물은 반드시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한 뒤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 글과 자가진단·퀴즈 결과를 근거로 임의로 약을 시작·중단하거나 용량을 조절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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